<3> 모든 나의 것들에게
모든 나의 것들이여!
너희들은 나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 있고 또 나라는 존재를 위해서만 너희들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과 내가 좀더 가까운 곳에서 숨을 쉴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자. 그리하여 분노와 열등의식 때문에 갈피를 못잡고 있는 내 가슴을 웃으며 차분히 가라앉게 하자꾸나. 모든 나의 것들이여! 너희들은 항상 웃음과 미소를 잃지 말라. 웃음과 미소는 모든 나의 인격 도야 방법의 토대로 삼아졌기 때문에 말이다.
그럼 끝으로 우리 함께 굳은 기약의 악수를.
1971년 7월 12일 너의 주인으로부터
<4> 위선자에게
위선자여!
지금은 점점 무더워져 가고 있는 여름이다. 그러나 내 마음 깊숙히엔 고드름이 생겼고 흰 눈이 깔렸다.
꿈속에서라야만 너는 여름이 깊어감을 느낄 뿐 지금은 그저 차디찬 얼음덩이의 외피에 불과하다.
넌 굵고도 긴 고드름을 수없이 많이 갖고 있다. 저 웅장한 바위도 뚫어버릴 것만 같은 얼음의 촉수. 아 얼마나 힘차게 보이는가? 그러나 넌 허위의 소유자였다. 어떻게 하여 너라는 그 미약한 존재를 그렇게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느냐?
위선자여! 언젠가는 밝혀질 너의 정체를 그렇게도 감쪽같이 위장하다니 도무지 감탄사만이 튀어나올 뿐이다. 저 붉은 태양이 저 하나뿐인 태양이 나타나려고만 해도 구슬같은 땀방울을 온 몸에 맺는 너 고드름! 강자에겐 약하기 한량없고 비굴하기 짝이 없어도, 약자에겐 너라는 존재를 영웅처럼 만들어 놓다니, 이 어처구니 없고 미친 듯한 녀석이여.
이 보오, 위선자! 난 당신에게 좀 패기가 넘치고 성실 정직한 내 아버님의 아들이요, 대한민국의 참다운 남자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원하오.
위선자여! 위선의 탈일랑은 어서 빨리 벗어버리고 참신한 흰 옷으로 갈아 입구려.
1971년 7월 16일 훈계자로부터
<5> S에게
난 널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너의 확실한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말이다.
난 이제 지나간 넉 달을 깨끗이 청산하고 예전의 나에게로 되돌아가려 한다. 지금 이 마당에서 지나간 넉 달 동안을 반성해 보고 이것을 네게 알려주고 싶다. 필요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말이다.
지나간 넉 달 진정 허랑방탕했었다. 너무나 제 궤도에서 벗어난 생활이었다. 모든 것이 완전히 허위와 무위 속에서 이루어졌고, 내 자신을 감추기 위해 이성을 잃은 채로 생활했었다. 왜 내가 그렇게 됐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렇듯 허송한 것만 같은 지난 넉 달 동안에 난 배운 것도 적지 않다. 폭넓은 인간의 세계를 경험했고, 단조로왔던 나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너희 여자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나에게 있어서도 없어서도 안 될 존재라는 것을.
S! 난 널 이 글을 쓴 후엔 잊으려 한다. 그러나 완전히 잊을 수는 없는 것이겠지.
아무튼 내가 네게 하고 싶었던 이야길 해야겠다. 이 말은 내가 네게 부탁한다거나 원하는 말이라기보다는 기원하는 말일 것이라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첫째, 열심히 공부해서 지망하는 일류고교 즉 C여고 같은 고교에 들어가다도록 해라. 현재 나의 견해로는 너의 실력이 분명 평균점조차도 안되리라고 추측된다.
둘째, 정숙한 한국적인 멋이 풍기는 참다운 한국의 여성이 되어 달라. 언제나 자기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자기 위치와 현실에 맞는 생활을 하는 참다운 한국미가 풍기는 신사임당과 같은 여성이 되어 다오.
그럼 보다 보람찬 내일을. <중3>
2019.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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